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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숙 / 시적인 함축미가 느껴지는 조형언어

김영태


손이숙 개인전 ‘Against the Eyes’ Review

2014.12.10.~16
창성동 실험실 

시적인 함축미가 느껴지는 조형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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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모더니즘사진의 특징은 익명적이지 않고 특별한 사건과 대상을 다루었다는 점과 사실주의적인 태도로 재현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엄밀하게 분석해서 이야기하자만 사진은 기본적으로 제작과정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사진가의 의지가 개입되므로 외형이 현실과 닮았더라도 절대적으로 객관적이거나 현실의 중립적인 복제는 아니다. 현실에 대한 사진가의 주관적인 해석이자 현실 공간 및 대상의 재구성이다. 사진에 대한 일방적인 이해와 왜곡된 이데올로기 때문에 사진은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매체 혹은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믿었을 뿐이다. 하지만 1950년대에 텔레비전을 비롯한 다른 영상매체가 대중화되면서 사진의 저널리즘적인 기능은 축소되었다. 또한 퍼스널다큐멘터리 사진이 보편화되어 표현매체로서의 사진이 부각되었다. 사진의 진실성에 대한 신화도 무너졌다. 사진도 회화처럼 작가의 의도에 의해서 구성된 이미지라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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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1960년대부터 개념미술가들이 사진을 표현매체로 수용하고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작가들이 사진을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세계관 및 미적인 주관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현대미술의 주요매체 중에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무엇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예술이라는 표현매체로서의 사진의 특성과 복제예술이라는 또 다른 특성이 모더니즘적인 세계관에 반발한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인식체계와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사진을 표현매체로 선택 한 것이다.
20세 후반 포스트모더니즘이후 동시대예술가들은 거대담론보다는 일상에 주목하고 천착穿鑿한다. 다원주의 사회가 되면서 사람들의 사고 및 문화가 개별화되어 개개인의 삶과 평범한 일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주도적인 이데올로기 ideology 와 미학이 사라진 것이다.
그 결과 사진을 비롯한 동시대 시각예술의 두드러진 특징을 구지 언급한다면 개별화, 다양화라는 모호한 표현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또한 상당수의 예술가들이 테크놀로지와 일상에 천착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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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을 표현매체로 사용하는 손이숙도 특별한 사건과 대단하고 자극적인 풍경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평범한 풍경, 장면, 사물 등에 관심을 갖고 일기처럼 사진 찍기를 한다.
때와 장소에 따라서 혹은 심리적인 흐름에 따라서 자신의 감정과 교감하는 대상을 재현했다. 장소와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미지를 수집한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Against the Eyes’시리즈도 이와 같은 태도로 작업한 결과물이다.
오래된 동네의 특정한 장면, 강변풍경, 실내에서 포착한 일상적인 모습, 실내에서 사물과 창을 통해서 바라본 바깥풍경 등 다양한 대상과 풍경을 감각적인 프레임을 선택해서 해체하고 재구성한 것이다. 시처럼 함축적인 수사법을 구사하여 자신의 정신적인 영역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처럼 작가는 다양한 대상과 장소를 재현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대다수 젊은 사진가들은 독일의 유형학사진의 문법을 수용하여 대상과 표현방식의 일관성을 유지하였다. 지금까지도 많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이러한 흔적이 남아있다. 작가는 이와 다르게 다양한 시각으로 자신의 미적인 감각 및 주관을 표현했다. 자유로우면서도 절제된 조형언어를 보여준다. 또한 정서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색채가 보는 이를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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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는 과거전시에 비해서 한정된 공간에서 전시를 했다. 하지만 전시공간과 어우러지게 작품을 설치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뒷받침했다. 부드러우면서도 감각적인 작품설치와 작품 한 장 한 장이 적절하게 상호작용하여 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사진은 기본적으로 사실주의적인 매체이다. 작가도 특별한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사진의 표현매체로서의 이러한 특성을 수용했다. 하지만 함축적인 표현방식과 일상적인 대상을 선택하였기 때문에 작가의 표현의도를 쉽게 파악 할 수 는 없다. 무엇인가 비유적인 메시가 담겨져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이지점에서 동시대적인 표현전략과 만난다.

 작가는 보여 지는 것과 실재와의 간극을 인식하면서부터 이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러한 시각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기위한 도구로서 또 다르게 현실을 과장하는 매체인 사진을 선택했다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고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진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진도 표현매체 중에 하나 일뿐이다. 작가의 작품도 이러한 사진의 특성을 환기시킨다.
동시대 예술가들은 자신의 표현의도를 일대일 대응관계로 상징하지 않고 다의적이다. 알레고리적인 수사법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작가도 의미의 다양성을 열어둠으로써 폭넓은 담론이 생산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미학적인 성취로 인하여 주목할 만한 전시가 되었다. 또한 동시대적인 예술의 의미를 환기시키는 지점에 존재하는 전시다.

김영태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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